볼라뇨 15주기
<악의 비밀>에 있는 단편입니다
슬프고 좋은
난 이 말밖엔 못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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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노, 친애하는 우리의 벨라노가 멕시코시티에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있은 지 20년 이상 지났다. 비행기가 멕시코시티 위를 날고 있고, 벨라노는 갑자기 잠에서 깬다. 여행 내내 지속됐던 불쾌감이 더욱 예민해진다.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그는 과달라하라 행 비행기로 환승해야 한다. 거기서 그가 초청 받은 도서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벨라노는 지금 확실하게 명성을 획득한 저자이고 무수한 곳에서 그를 초청하곤 하지만, 그는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는다. 이번이 20년 남짓 만에 처음 하는 멕시코 여행이다. 작년에 두 차례 초청을 받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작년엔 네 차례 초청을 받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3년 전엔 이제는 기억도 안 날 만큼 수차례 초청을 받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시티에 있다. 멕시코시티 공항에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 뒤를 따라 걷는다. 그를 과달라하라로 데려다 줄 비행기를 타기 위해 환승 센터로 향한다. 환승 통로는 유리로 된 미로다. 벨라노는 대열의 끄트머리에 있다. 그의 걸음걸이는 갈수록 더 느려지고 더 주저하게 된다. 대기실에, 역시 과달라하라로 가는 젊은 아르헨티나 작가가 얼핏 보인다. 벨라노는 곧장 기둥 뒤로 숨는다. 그 아르헨티나 남자는 신문을 읽고 있다. 아마도 문화면. 도서전에 대한 내용만 있다. 얼마 후, 마치 관찰 당한다는 걸 의식하기라도 한 듯, 그는 고개를 들고 전후좌우 살펴보지만, 벨라노를 보지는 못한 채 다시 신문으로 시선을 돌린다. 잠시 뒤 아주 아름다운 여자가 아르헨티나 남자에게 접근하더니 뒤에서 키스를 한다. 벨라노는 그 여자를 안다. 아르헨티나 남자의 부인으로, 과달라하라에서 태어난 멕시코 여자다. 둘은, 아르헨티나 남자와 멕시코 여자는,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있고 벨라노는 그들의 친구이다. 멕시코 여자와 아르헨티나 남자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어째서인지 둘은 관찰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벨라노는 그들의 입술 모양을 읽어보려 하지만 해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기둥 뒤에 숨은 채, 그는 거기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그들이 빈틈을 보일 때까지 기다린다. 마침내 환승 통로에서 빠져나왔을 땐 이미 과달라하라행 비행기 환승구로 향하던 대열은 사라진 상태였고, 점점 안도감이 커져가면서, 벨라노는 깨닫는다. 자신은 과달라하라로 여행가는 데에도 관심이 없고 도서전에 참여하는 데에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그저 멕시코시티에 머물고 싶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렇게 한다. 그는 출구로 향한다. 여권을 보여주고 잠시 후 공항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탄다.
또 다시 멕시코라니. 그는 생각한다.
택시기사는 그를 바라본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처럼. 벨라노는 멕시코시티의 택시기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특히 공항 인근에서의 급습에 대해.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은 지금 희미해진다. 형씨, 어디로 갑니까? 자기보다 더 젊어 보이는 택시 기사가 묻는다. 벨라노는 그에게 울리세스 리마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주소를 건넨다. 알았습니다, 택시기사는 말하고, 액셀을 밟고, 택시는 도시 내부로 진입한다. 벨라노는 눈을 감는다. 마치 거기 살았을 때 눈을 감던 것처럼. 하지만 지금 그는 몹시 피곤하고 그래서 거의 곧바로 다시 눈을 뜬다. 이 도시, 그가 오래 전에 청소년기를 보낸 도시가 그에게 계통 없이 펼쳐진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그는 생각한다. 비록 모든 것이 변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날 아침은 묘지의 아침이다. 하늘은 흙빛 노란색이다. 구름은, 남에서 북으로 느리게 이동하는데, 그들이 쪼개지는 순간, 사라진 묘지들처럼 보이고, 회색 하늘의 파편처럼 보이다가, 어느 순간, 아무에게도, 심지어 그에게조차도 들리지 않는, 메마른 땅이 마찰하는 소리 속으로 흡수되는데, 그 소리가 그의 두통을 야기하고, 그건 마치 그가 청소년이었을 때, 린다비스타 지역이나 과달루페-테페약 지역에 살았을 때와 마찬가지다.
인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같고, 어쩌면 훨씬 젊겠지만, 어쩌면 그가 마지막으로 이 도시를 걸었을 때 그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겠지만, 사실상 1968년에, 1974년에, 1976년에, 그가 본 얼굴들은 모두 같다. 택시 기사는 대화를 시도하려 하지만 벨라노는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마침내 그가 눈을 감을 수 있게 되자 자신이 타고 있는 택시만을 본다. 자동차들로 가득한 대로를 미끄러져 가고 있다. 전속력으로. 그러는 동안 다른 택시들은 새치기를 당하고 거기에 탄 손님들은 공포심으로 죽어간다. 공허하게 유사한 행동과 말들. 두려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자 그는 잠에 빠져든다. 마치 우물 속에 있는 돌멩이처럼.
다 왔습니다. 택시기사가 말한다.
벨라노는 창밖을 본다. 울리세스 리마가 살았던 거리 위에 서 있다. 요금을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린다. 멕시코에는 처음이십니까? 택시기사가 묻는다. 아니오. 오래 전에 여기 살았었죠. 그가 말한다. 멕시코인입니까? 잔돈을 거슬러주며 택시기사가 묻는다. 어느 정도는. 벨라노가 말한다.
인도 위에 홀로 남겨지자 그는 건물의 정면을 응시한다.
벨라노는 머리 길이가 짧다. 원형 탈모증 덕에 정수리가 훤하다. 더 이상 이 거리를 싸돌아다니던 긴 머리의 젊은이가 아니다. 지금 그는 검은색 가죽 재킷과 회색 바지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고 마르티넬리 구두를 신고 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 작가 컨퍼런스에 초청 받아서 왔다. 그 컨퍼런스에는, 최소한 그의 친구 두 명이 참여한다. 그의 책들은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에서 (비록 많이는 아니지만) 읽히고 있고 전부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지? 그는 생각한다.
그는 건물 입구를 향해 걸어간다. 주소록 수첩을 꺼낸다. 울리세스 리마가 살았던 호수의 버튼을 누른다. 세 번의 긴 차임벨 소리.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다른 호수의 버튼을 눌러본다. 어떤 여자가 누구냐고 묻는다. 울리세스 리마의 친구입니다. 벨라노가 말한다. 갑자기 연결이 끊긴다. 다른 호수의 버튼을 누른다. 어떤 남자가 누구냐고 소리 친다. 울리세스 리마의 친군데요. 점점 더 흥미를 더해가며 벨라노가 말한다. 지지직 하는 전기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벨라노는 3층까지 가기 위에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3층에 다다르자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땀이 나기 시작한다. 세 개의 문이 있는 긴 복도는 채광이 좋지 않다. 울리세스는 말년을 여기서 보냈지. 그는 생각한다. 차임벨을 누를 때 그는 헛된 희망이 있었다. 문 반대편에서 그의 친구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이후 그의 친구가 열린 문 틈 사이로 웃는 얼굴을 내밀리라는.
아무도 그의 호출에 대답하지 않는다.
벨라노는 다시 계단을 내려간다. 근처, 콰우테목 지역에서, 그는 호텔을 발견한다. 오랫동안 그는 호텔 침대에 앉아 있는다. 멕시코 티비를 보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이제 그가 아는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옛날 프로그램들이 새 프로그램들 속으로 스며들고, 벨라노는 모니터를 통해 로코 발데스Loco Valdés의 얼굴을 본다. 아니면 그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믿는다. 더 나중에, 채널을 돌리다가, 그는 틴-탄Tin-Tan의 영화를 발견하고 끝날 때까지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 틴-탄은 로코 발데스의 형이었다. 틴-탄은 벨라노가 멕시코에서 살러 왔을 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로코 발데스 또한 이제는 죽었을지도 모른다.
영화가 끝나자 벨라노는 샤워실에 들어갔고, 이후, 아직 덜 마른 상태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단지 자동 응답기만 있을 뿐. 그러나 벨라노는 아무 메시지도 남기지 않기로 한다.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옷을 입는다. 창가로 가서 리오 파누코Río Pánuco 거리를 바라본다. 사람도 자동차도 나무도 보이지 않고, 단지 회색 포장도로와 태곳적 고요함뿐이다. 그러고 나서 아이가 나타나고 젊은 여자가 나타나고, 어쩌면 아이의 누나이거나 엄마인 것 같고, 그들은 맞은편 인도 위를 걷는다. 벨라노는 눈을 감는다.
배가 고프지 않다. 꿈도 꾸지 않는다.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래서 다시 침대 위에 앉아 잇달아 담배를 피우면서 계속 텔레비전을 본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그 후 검은색 재킷을 입고 거리로 나간다.
부지불식간에, 마치 자기도 모르게 유행가를 흥얼거리듯, 그는 다시 울리세스 리마의 집으로 향한다.
멕시코시티에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할 즈음, 벨라노는 이미 문을 열기 위해 여러 차례 쓸모없는 시도를 한 이후였고, 한 이웃이 그에게 문을 열어준 상태였다. 다시 미쳐버린 게 틀림없군. 이런 생각을 하며 그는 두 계단씩 층계를 오른다. 높이는 아무 상관없어. 식사를 안 한 것도 아무 상관없어. 멕시코시티에 혼자 있는 것도 아무 상관없어. 잠시 동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행복함을 느끼며, 그는 벨을 누르지 않은 채 울리세스의 문 앞에 있다. 차임벨을 세 번 누른다. 그가 발길을 돌려 건물을 떠나려고 할 때(하지만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문이 열리고, 삭발한 거대한 머리통이, 구릿빛이지만, 마치 벽이나 천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듯, 번뜩거리는 붉은 뭔가가 어슴푸레 보이는 머리통이, 문틈으로 나타나더니, 누구를 찾고 있느냐고 그에게 묻는다.
벨라노는 처음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른다. 울리세스 리마를 찾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갑자기 대꾸할 마음이 사라진다. 그래서 입을 다문 채 상대편을 주시한다. 그 머리통은 젊은 축에 속하고, 스물다섯 살을 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벨라노가 봤을 때, 상대편은 무언가에 씌었거나, 혹은 무언가에 씌인 상태로 오랫동안 살았다고 추측한다. 이 방은 비었습니다. 젊은 남자가 말한다. 이미 알고 있어요. 벨라노가 말한다. 그럼 왜 벨을 누른 겁니까? 젊은 남자가 말한다. 벨라노는 그의 눈을 보고 입을 떼지 않는다. 문이 완전히 열리고 머리칼 없는 젊은 남자는 복도로 나온다. 그는 뚱보이고, 구식 가죽 벨트로 허리를 조인, 통이 넓은 청바지만 입고 있다. 벨트 버클은 사이즈가 크고, 메탈 소재로 되어 있다. 비록 젊은 남자의 복부가 버클 일부분을 먹고 있긴 하지만. 한 방 먹일 셈인가? 벨라노는 생각한다. 잠시 동안 둘은 서로를 응시한다. 친애하는 독자들이여, 우리의 아르투로 벨라노는 어느덧 마흔여섯 살이나 먹었고, 모두들 아는 것처럼, 혹은 알아야 하는 것이, 간이 좋지 않고, 심지어 췌장과 결장마저 좋지 않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복싱을 할 줄 알고, 보는 것만으로도 맞은편의 살집 있는 남자에 대해 계산이 떨어진다. 그는 멕시코에 살 때 숱하게 싸우고 다녔음에도 결코 패배하지 않았고, 지금으로선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다. 학교에서의 싸움, 그리고 선술집에서의 쌈박질. 그래서 벨라노는 지금 젊은 뚱보를 보고 있고, 그가 어떤 순간에 덤벼들고 어떤 순간에 한방 먹일지 머리를 굴리고 있다. 그러나 뚱보는 벨라노를 보기만 한다. 그러고 나서 자기 집 안쪽을 본다. 그때 다른 젊은 남자가 나타난다. 이 남자는 갈색 운동복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그 옷엔 세 명의 남자가 때려 부술 듯한 포즈로 쓰레기가 뒤덮인 거리 가운데 서 있다. 옷 윗부분에는 붉은 글자가 있다. 로스 아모스 델 바리오Los Amos del Barrio(동네 주인들).
잠시 동안, 벨라노는 티셔츠의 디자인에 큰 관심을 보인다. 티셔츠에 있는 애처로운 세 남자들이 그에게 친숙해 보인다. 어쩌면 아닐 수도 있겠고. 아마 친숙해 보이는 것은 그 거리일 것이다. 수 년 전에 내가 거기 있었지, 그는 생각한다, 수 년 전에 그 거리를 거닐었지, 차분하게, 모든 것을 보면서, 아무 목적 없이.
이 티셔츠 남자는, 처음 문을 열어준 남자만큼이나 뚱보인데, 물 끓는 듯한 목소리로 벨라노에게 질문을 하지만 벨라노는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시비조의 질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뭐라고요? 벨라노가 말한다. 로스 아모스 델 바리오의 팬이에요? 티셔츠 뚱보가 다시 묻는다.
벨라노가 미소 짓는다. 아니오, 난 이 동네 사람 아닙니다. 그가 말한다.
그 후 두 번째 뚱보를 밀면서 세 번째 뚱보가 나타나더니 - 이쪽은 좀 더 피부가 가무잡잡하고, 콧수염이 있는 아스테카 타입의 뚱보다 - 자기 룸메이트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3대 1이라니, 벨라노는 생각한다, 떠날 시간이군. 콧수염 뚱보는 벨라노를 보더니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 이 사람이 울리세스 리마의 집 차임벨을 누르고 있었어. 첫 번째 뚱보가 말한다. 울리세스 리마를 압니까? 콧수염 뚱보가 말한다. 알죠, 벨라노가 말한다, 내 친구였으니까.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티셔츠 뚱보가 말한다. 이후 아르투로 벨라노는 자기 이름을 말하고 나서 이제 돌아갈 거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쪽들을 귀찮게 한 것 같군요. 하지만 이번에는 세 뚱보가 엄청 흥미 있는 눈으로 그를 본다. 마치 제3의 눈으로 그를 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티셔츠 뚱보가 웃으며 말한다. 농담 마세요, 당신이 아르투로 벨라노일 리가 없잖아. 비록 그가 그런 식으로 말하기는 했지만, 벨라노가 깨달은바, 비록 확신할 수는 없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믿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벨라노는, 뚱보들의 집 안에서, 이들에게 안내를 받으며, 마치 너무 슬퍼서 절대 볼 것 같지 않은 영화를 보기라도 하는 듯, 자기 자신을 본다. 그들이 맥주를 건네준다. 고맙지만, 이제 술은 안 마셔요. 벨라노가 말한다. 시든 꽃무늬 문양이 있는 지저분한 소파에 앉으면서. 손에는 물 한 컵이 있지만 마실 마음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멕시코시티의 물은, 사람들이 알려주기도 했거니와 그 역시 항상 알고 있던 바에 의하면, 위장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뚱보들도 근처의 소파에 자리를 잡는데, 웃통을 벗고 있는 한 명은 예외적으로, 바닥에 앉는다. 마치 자신의 몸무게 때문에 소파가 부서질까봐 염려라도 되는 듯이. 마치 그런 일이 벌어지면 룸메이트들이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라도 되는 듯이.
웃통 벗은 뚱보는 무슨 노예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군. 벨라노는 생각한다.
이어지는 내용은 혼란스럽고 감정적이다. 뚱보들은 벨라노에게 자신들이 울리세스 리마의 마지막 제자들이었다고 알려준다(그들은 ‘제자들’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울리세스의 죽음에 대해 말한다. 의문스러운 자동차, 그러니까 검은색 임팔라에 치여서 사망했어요. 그리고 울리세스의 인생에 대해서도 말한다. 셀 수도 없이 이어진 숙취의 나날들이 그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마치 울리세스 리마가 속이 안 좋아서 토했던 술집이나 방이, 그의 작품 전집이라도 되는 것처럼. 다른 것보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들은 락 밴드 엘 오헤테 데 모렐로스El Ojete de Morelos(모렐로스의 멍청이)의 멤버이고 멕시코시티 교외의 디스코텍에서 연주를 한다. 그들은 음반을 하나 발매했지만 노랫말 때문에 공영 라디오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작은 방송국에서는 하루 종일 그들의 노래를 틀고 있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유명해지고 있어요, 그들이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반항적이죠. 그것이 울리세스 리마의 방식이고, 그들이 말한다, 울리세스 리마의 예광탄이며, 멕시코의 가장 위대한 시인의 시죠.
그러고 나서 그들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러니까 CD 플레이어로 엘 오헤테 데 모렐로스의 음반을 틀고, 벨라노는 움직이지 않은 채 그들의 노래를 듣는다. 여전히 입에 대지도 않은 물 컵을 손에 꽉 쥔 채, 더러운 바닥과 벽을 보면서. 벽에는 로스 아모스 델 바리오와 엘 오헤테 데 모렐로스와 그가 모르는 다른 밴드들 - 아마도 로스 아모스 델 바리오나 엘 오헤테 데 모렐로스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밴드 형태일 것이다 - 의 포스터가 가득하다. 멕시코 청년들은 사진에서, 어쩌면 지옥에서, 벨라노를 본다. 자신의 전자 기타를, 마치 무기라도 되는 것처럼, 혹은 추위로 죽어가고 있는 것처럼 다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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