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가르시아 포르타는 볼라뇨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중 한 명이었다. 볼라뇨는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제일 친한 친구는 시인 마리오 산티아고였어요. 그 친구는 1998년에 죽었죠. 지금은 이그나시오 에체바리아, 로드리고 프레산, A. G. 포르타 이렇게 세 명이랑 제일 친해요."
A. G. 포르타
내 친구 A. G. 포르타의 소설(브로델에 의한 브로델Braudel por Braudel, 엘 아칸틸라도El Acantilado)이 막 시장에 나왔다. 나는 그의 아들 키가 대략 가슴만큼 왔을 때부터 그를 알았다. 지금 그 아이는 스물한두 살 정도의 젊은이로 영화를 공부한다. 아이는 이제 아버지보다도 크고 나보다도 더 크다. A. G. 포르타를 만났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1978년, 바르셀로나 주변부에 있는 한 출판사 사무실에서였다. 시집만을 출간하는 출판사였고, 단념이라도 한 듯, 이름은 하수도La Cloaca였다. 시작이 좋지는 않았지만 ㅡ 당시 우리는 시를 썼고 바르셀로나의 5구역 조기축구회에서 챔피언을 먹었다 ㅡ 최소한 장래가 촉망되는 시작이었다. 절대 잊지 않을 일이 있다. 내가 땡전 한 푼 없던 시절 이 친구가 요구르트와 담배를 들고 타예르 가에 있는 우리 집에 나타났던 것이다.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선물이었다. 그러고 나서 몇 년이 흘렀다. 나는 히로나로 갔다가 다시 블라네스로 자리를 옮겼고 A. G. 포르타는 계속 바르셀로나에서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출간했던 첫 번째 소설은 그가 출간했던 첫 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우리 둘이 함께 썼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제목은 [모리슨의 제자가 조이스의 광신자에게 하는 충고Consejos de un discípulo de Morrison a un fanático de Joyce]. 누가 모리슨의 제자이고 누가 조이스의 광신자인지 수차례 질문을 받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A. G. 포르타가 조이스의 광신자였다. 그는 그 아일랜드 작가의 모든 글을 읽었고 사실상 그 이후에 있었던 어떤 형태의 오랜 침묵은 그런 독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는 글을 쓰거나 [율리시스]에 나오는 자유분방한 구절을 무작위로 모으는 데 매진했다. 그렇게 끼워맞춘 시는, 뒤샹 식으로, 기성품readymades이라 불렀다. 몇몇 시는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다른 소설을 써냈다. [브로델에 의한 브로델]은 인생에 대해, 삶의 유동성과 겉모양, 속임수, 행복에 대해 다룬다. 그의 글쓰기는 호크니의 그림만큼이나 분명하다. 일단 그의 소설을 읽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ㅡ Roberto Bolaño, [Entre paréntesis](125-126p), ANAG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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