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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Entre paréntesis

지옥의 천사들


오래 전, 1966년에, 미국 기자 헌터 S. 톰슨은 '지옥의 천사들' - 미국 서부의 오토바이 족 - 에 관한 을 한 권 썼다. 그 책으로 인해 당황해 하던 독자들은 도시 패거리들, 그러니까 60년대 '헬스 엔젤스'의 가장 폭력적인 특성들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들은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전국을 질주하면서 흥청망청 맥주를 마셨고 싸움에 몰두했다. 지금으로선 피로 물든 싸움이라기보다는 그림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싸움이다. 물론 '천사들'의 몇몇 싸움이 피로 범벅이 됐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들의 미학적 미장센은 웨스턴 시대의 신화와 그 명성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무법자desperados"로서의 명성이었다. 그들은 만장일치로 자유와 무례함을 선택했다. 젊은 프롤레타리아 백인인 그들은 마초면서 인종차별주의자였고 가방끈이 짤았고 임시직을 전전했다. 명예 아리아인의 미래 멤버라고 말하고 다니던 사람들이 미국의 교도소에서 불어나던 시기였고 '천사들'의 꿈과 끝없는 고속도로가 자신들 내적인 공허함 속에서 사그라지던 때였다. 톰슨은 '천사들'과 몇 달을 함께 살았다. 정신분열증적으로, 그리고 녹초가 된 상태로. 그 결과가 이 야만적인 책이다. (톰슨이 썼던 모든 책들의 어떤 부분들은 늘 '천사들'보다 훨씬 야만적이다)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읽을 만한 그의 책에서 우리는 생생히 되살릴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던 오토바이 족들의 디오니소스적 파티를, 비트닉들의 축제와 히피족들의 탄생 축제를. 난교 파티와 지저분한 성매매를(그 안에서 '천사들'은 전문가였다), 경찰들의 침략을, 피도 눈물도 없는 조직을 이념적으로나마 갱신하려 했던 알렌 긴스버그의 공허하면서도 천진난만한 시도를. '지옥의 천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 미국 서부에는 그들 일부가 남아 있지만 그들은 더이상 어느 누구에게도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들의 명성은 헐리우드의 기념품이 되고 말았다. (이전에 하켄크로이츠 오토바이 족들에게 엄청 무시당했던) 멕시코인들나 흑인들의 어떤 조직이라도 하룻밤이면 '천사들' 전부를 제거할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ㅡ Roberto Bolaño, [Entre paréntesis](129-130p), ANAG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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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4. 16:54


POST : Entre paréntesis

디마스 루나, 왕자


 얼마 전에 어느 왕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름은 디마스 루나. 하지만 그의 친구들은 이따금씩 그를 디마스 문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가 교황의 후손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그의 혈통이 발렌시아 영토에서가 아니라 톨레도의 척박한 땅에서 유래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다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다. 그의 핏속에 이제는 잊혀진 어느 바티칸인의 인자함이 들어 있다는 사실. 그가 자신의 친구라든지 고객이라든지 직원 들을 대하는 걸로 충분히 알 수 있다. 반대로 그의 호기심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아는 한 그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블라네스의 뜨거운 여름 동안 네 가지 이상의 언어를 다룰 수 있었다. 그리고 러시아 관광객들이 도착하면서 지금은 심지어 푸시킨의 언어에서 몇몇 말들을 서툴게나마 하고 있다. (
만약 푸시킨이 그가 하는 말을 듣는다면 자신의 무덤 속으로 되돌아갈 것이 틀림없다.) 그의 수호천사는 [지중해]다. 그가 가장 애호는 영화. 언젠가 그는 굉장히 특이한 칵테일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요레트 데 마르에서 열린 어느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보드카, 우유, 몇 개의 달달한 알코올과, 지금은 기억 나지도 않는 많은 것들, 단순히 장식을 위해 준비되어 있던 많은 것들을 혼합한 칵테일로 말이다. 블라네스에서 디마스 루나와 함께 있으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그 누구도 절대 완전하게 혼자 있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스페인식 선술집의 부패하지 않는 정신이 그의 안에 살고 있다. 그는 잘 살기 위해, 선을 행하기 위해, 그리고 누구의 삶도 헛되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ㅡ Roberto Bolaño, [Entre paréntesis](128p), ANAG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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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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