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고 싶다...
제빵사들
블라네스의 제빵사인 내 친구 조안 플라넬스는 자신은 절대 아프지 않고 항상 건강 상태가 좋다고 단언한다. 반쯤은 진지하게 반쯤은 농담으로 그렇게 말하지만, 이렇게 지독한 겨울 동안 내가 아는 사람 중 그가 독감에 걸리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내 직업 때문임이 분명해, 라며 조안은 갑자기 조금 우울해진 채 말한다. 어쩌면 그럴 것이다. 제빵사 조합은 무쇠 같은 건강 상태를 사람들에게 부여해 왔다. 관대하고 헌신적인, 시라노 드 베르쥬락의 조용한 후견인이었던 라게노에 대해 지금 생각해본다. 시인이자 사리아의 제빵사였던 J.V 포쉬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나는 내 편집자를 만날 때면 가끔씩 그의 빵집에 들른다. 게다가 빵집 사리아의 포쉬에는 감탄할 만한 그 시인의 흉상이 있다. 그런 화려한 것을 전시한 빵집은 세계적으로도 얼마 없다. 하지만 이 빵집에서 이상한 점은 여자 종업원들의 행동이다. 그들은 전부 (몇 년 전부터) 포쉬 전집을 읽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모두, 가장 젊은 종업원뿐 아니라 가장 나이 많은 종업원까지 모두, 자신들이 모르는 고객을 기다린다. 말하자면, 자고 있을 때 더 분명하게 보인다고 말하는 그 시인의 목소리를 통해 고객을 빵집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마치 카탈란 어문학 교수나 신비스러운 학술대회의 스탭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정말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포쉬 빵집에 들를 때면 매번 그들이 나를 성실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데 감명을 받는다는 것이다. 가장 젊은 여자 종업원들은 심정적으로 나를 동정하지만 덜 젊은 종업원은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은 절대 시인이 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시의 비밀은 말이죠..." 그 순간 텔레파시로 나누는 우리의 대화는 잘리고 만다. 그러고 나서 나는 빵을 먹으면서, 제빵사들의 무쇠 같은 건강 상태에 대해 생각하면서 거리로 간다. 내 친구 조안 플라넬스는 그 비밀이 흥분하지 않고 책을 많이 읽으며 일을 많이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럼 전혀 슬프지 않아? 나는 그에게 묻는다. 이따금 슬프기도 하지만 항상 행복해. 그가 거의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한다.
ㅡ Roberto Bolaño, [Entre paréntesis](111-112p), ANAG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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